전쟁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흔들리는 인프라가 위성항법이다. 재밍은 강한 전파로 GPS 수신을 막는다. 스푸핑은 더 위험하다. 가짜 신호를 주입해 군함과 무인기, 미사일에 틀린 위치를 진짜처럼 믿게 만든다. 아군의 주력 미사일이 아군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게 하는 끔찍한 기술이다.
2일 글로벌 양자기술 업계에 따르면 호주 양자기술기업 Q-CTRL이 위성에 의존하지 않고 지구 중력장을 읽어 선박의 위치를 보정하는 해상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Q-CTRL은 2026년 3월 호주 케언스 북쪽 산호해에서 길이 29m 연구선으로 일주일 동안 시험했다. GPS를 배제한 항법시험 구간은 약 6시간, 83km였다. 선박의 관성항법장치(INS)만 사용했을 때 종점 위치는 실제 항로에서 26km 벗어났다.
Q-CTRL의 양자중력항법 ‘GravNav’를 연결하자 종점 오차가 4km로 줄었다. 첫 70km 구간에서는 오차를 약 1해리(1.852km) 수준으로 억제했다. 전 구간을 마친 시점의 오차는 2.2해리였다. Q-CTRL 연구진은 지난달 말 이 데이터를 담은 논문을 아카이브에 올렸다.
바닷속 보이지 않는 산맥을 읽는다
지구의 중력은 모든 장소에서 똑같지 않다. 해저산맥과 해구, 암석 밀도와 지각 구조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진다. 이 차이를 지도에 표시한 것이 중력이상 지도다. 사람의 지문처럼 지역마다 고유한 무늬가 생긴다.
Q-CTRL 장비는 루비듐-87 원자를 낙하시킨 뒤 레이저로 원자의 물질파를 갈라 다시 합치는 원자간섭계를 사용한다. 중력이 원자의 낙하에 남긴 미세한 위상 차이로 그 지점의 중력값을 계산한다. 빠른 진동과 선박 움직임은 기존 가속도계가 측정하고, 양자센서는 가속도계에 쌓이는 편향을 바로잡는다.
측정한 중력값을 인공위성으로 만든 중력이상 지도와 대조하면 선박이 지나가는 지역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위치정보를 관성항법장치에 주기적으로 넣어 시간과 함께 커지는 오차를 줄인다. 양자중력계가 위도와 경도를 한 번에 찍어주는 구조는 아니다.

잠수함 성능을 더 파괴적으로 올려
이 기술의 가장 큰 군사적 가치는 외부 전파를 받지도, 내보내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적이 전자전에 성공해 GPS 주파수를 막아도 지구 중력장은 사라지지 않는다.
잠수함에 특히 중요하다. 잠수함은 GPS 위치를 확인하려면 수면 가까이 올라가 안테나를 노출해야 한다. SLBM(잠수함발탄도미사일) 같은 전략무기를 쏘려면 해수면 노출 시간이 더 늘어난다. 그러나 양자중력계가 충분히 작고 더 안정적으로, 더 고성능으로 개발되면 잠항 상태에서 관성항법 오차를 보정할 수 있다. 장기간 움직이는 무인잠수정과 무인수상정도 지휘통신 인프라가 끊긴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임무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수상함과 군수지원선에는 전자전 환경에서 항로를 유지하는 보조수단이 된다. 북극항로와 원양 상선, 해저자원 탐사선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미래 가장 큰 화약고로 꼽히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자유진영의 GPS와 중국 독자 항법시스템 베이더우가 동시에 교란된다고 가정할 때, 양자중력계 기술이 더 완전한 쪽만이 최소한의 위치정보를 계속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실로 전쟁의 판도와 승패를 완전히 결정짓는 기술이다.
위성이 끊긴 바다에서도 움직이는 함대가
전자전이 지배하는 전쟁을 이길 수 있다
양자중력계는 항법하면서 더 촘촘한 중력자료도 수집할 수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약 300m 규모의 중력이상 구조를 측정했다. 군함과 무인선박이 평시에 해역을 다니며 중력지도를 만들고, 전시에는 그 지도를 항법 기준으로 사용하는 순환구조가 가능해진다.
해저지형과 중력·자기장 데이터는 지도 이상의 전략자산이다. 어느 국가가 주요 해협과 잠수함 작전구역의 고해상도 지구물리 지도를 확보했는지가 GPS 없는 전쟁의 항법 정확도를 결정한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은 중력계·관성센서·자기장 항법을 포함한 양자센서 야전시험을 진행하며 Q-CTRL을 참여기업으로 선정했다. 영국 해군과 국방안보촉진기구도 이번 산호해 시험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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