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톤 이상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된 스페이스X의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이 이르면 한국시간 24일 오전 7시 45분 열세 번째 비행에 나선다. 지난 6월 상장 직후 주가가 반짝 급등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절반 가까이 증발한 터라 성공 여부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13차 비행에는 스페이스X의 3세대 스타십 시스템이 투입된다. 위쪽의 우주선 ‘스타십’과 이를 밀어 올리는 1단 부스터 ‘슈퍼헤비’가 모두 3세대 설계다. 12차 비행에 처음 투입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시험이다.

13차 비행의 핵심은 12차에서 드러난 결함을 보완하고, 스타십을 실제 위성 운송수단으로 시험하는 것이다. 12차 비행 당시 슈퍼헤비는 단 분리 직후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목표 자세가 약 90도 어긋났다. 부스트백 연소를 위해 엔진을 다시 켜는 과정에서도 33기 가운데 5기가 정상적으로 재점화되지 않았다. 상단부 스타십 역시 단 분리 약 40초 뒤 진공용 랩터 엔진 3기 가운데 1기를 잃었다.

스페이스X는 13차 비행을 앞두고 부스터의 자세제어 소프트웨어를 수정했다. 엔진 재점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하드웨어와 경보·비행중단 로직도 손봤다.

이번 스타십에는 상업 운용 위성이 아니라, 스타십의 위성 적재·방출·전개 능력을 검증한 뒤 폐기할 V3 시험위성 20기가 실린다. 스타십과 같은 준궤도 비행경로를 따라가다가 방출 약 20분 뒤 대기권에 재진입해 소멸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6기에는 스타십의 열차폐 상태를 촬영할 카메라가 장착된다. 위성 방출 시험과 우주선 외부 점검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스타십과 슈퍼헤비는 모두 회수하지 않는다. 스타십은 위성 방출과 엔진 재점화, 열차폐 및 재진입 제어 시험을 마친 뒤 인도양에 착수한다. 슈퍼헤비는 방향 전환과 부스트 백 번(역추진 연소), 랜딩 번(착륙 전 연소)을 시험한 뒤 멕시코만으로 내려간다. 이번 13차 비행은 재사용 시스템 확립을 위한 데이터 수집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두 기체 모두 지정 해역에서 폐기한다.

스타십 가치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스타십의 수송 능력은 저궤도 100톤이다. 상용 발사체 팰컨9과 팰컨헤비의 수송능력을 아득하게 초월한다. 스타십의 조기 상용화가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스타십이 미국의 미래 전쟁 인프라 구축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에 군사 데이터망을 깔고 있다. 그다음 단계는 AI 컴퓨팅이다. 미 우주군(Space Force)은 지난 5월 말 스페이스X에 22억9000만 달러 규모의 ‘우주 데이터 네트워크 백본(Space Data Network Backbone)’ 구축 계약을 발주했다. 백본은 여러 통신망과 장비를 연결하는 중심 데이터 통로다. 스페이스X는 내년 말까지 실제 군사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시제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스타십이나 팰컨9을 몇 차례 발사하는 계약이 아니다. 궤도의 위성과 지상 군사시설, 작전 현장의 전술부대를 하나의 데이터망으로 묶는 사업이다.

중심에는 스타실드(Starshield)가 있다. 스타실드는 민간 위성인터넷 스타링크를 군사용으로 변형한 체계다. 통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감시정찰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전송하고, 지휘통제 체계가 내린 명령을 작전 현장으로 전달한다. 필요하면 동맹국의 위성과 항공기, 함정, 무인기, 미사일 방어체계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사업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미군 위성을 우주로 올려주는 운송업자였다. 이제는 미군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군사 데이터망의 ‘구축업자’로 들어간다. 실제 망 운용은 미 우주군이 맡는다. 로켓은 이 데이터망을 계속 확장하고 고장 난 위성을 교체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 구조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골든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 구상과 맞닿아 있다. 골든돔이 작동하려면 우주의 적외선 센서가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데이터를 지휘통제 체계로 보내고 요격 자산에 표적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탐지 위성과 요격체계를 많이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장비를 실시간으로 연결할 군사 데이터망이 필요하다.

골든돔에 필요한 센서, 통신, 지휘체계를 연결하는 우주 데이터 백본 구축을 스페이스X가 맡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스타링크의 위성 수, 팰컨9의 발사 빈도, 스타실드의 군사 보안 체계를 한꺼번에 제공할 경쟁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 전쟁부(국방부)와 스페이스X는 국방 분야에 AI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올 들어 xAI를 인수해 합병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로켓과 위성망, 데이터, AI, 군사 데이터망 구축 능력이 하나의 기업 안에서 결합되고 있다.

한국 정부 당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 등은 여전히 대형 발사체 중심 시각에 머물러 있다. 경쟁력있는 중소형 발사체를 어떻게 개발하고 다양한 위성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이 많지 않아 보인다. 우주 인프라 위에 군사 데이터를 어떻게 올리고, 여기에 어떤 AI 지휘체계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국가 단위 설계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우주에 전쟁 전용 망을 깔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